지난해 6.1 지방선거로 취임한 지방자치단체장들이 민선 8기 공약사업을 확정했다. 아직도 세부적인 추진안을 논의 중인 정책도 일부 있지만 예산 편성을 마친 올해부터 본격적인 공약 이행에 나선다. <단비뉴스>가 위치한 제천시의 공약은 선거 때와 비교해 후퇴하지 않았는지, 추진 과정에서 우려될 만한 점은 없는지 점검하기 위해 제천시가 지난해 하반기 세 차례 걸쳐 공약을 검토한 문건을 확보해 들여다봤다.김창규 제천시장은 임기 4년 동안 추진할 49개 공약을 발표했다. 몇 가지를 제외하면 못 지키겠다고 삭제한 공약은 거의 없었고, 반대로
“이게 다예요. 나 거짓말하는 게 아니에요.” 오후 4시가 넘은 시각, 주차관리원 김수철 씨가 하루 동안 번 돈을 꺼내 보였다. 가슴 쪽 주머니에서 나온 돈은 지폐로만 2만 5천 원이었다. 형광색 조끼를 입은 김 씨는 번 돈을 거스름돈 주머니와 다른 쪽에 넣는다. 잔돈이 없는 손님에게 받은 듯 만 원짜리 한 장도 섞여 있었다. 그가 일하는 충북 제천시 노상공영주차장의 요금은 10분에 200원이다.그는 월급을 받지 않는다. 손님들이 내는 주차요금이 곧 수입이다. 대신 주차장 관리를 시에서 위탁받은 사장에게 하루 만 5천 원씩 ‘사납금
비탈길 높은 곳에 오르자 마을이 한눈에 들어왔다. 작은 집들이 언덕에 옹기종기 들어선 모습이 동화 속 장면 같았다. 귀촌인만으로 이뤄진 ‘자크르마을’이다. 충청북도 제천시 수산면에 있는 이 마을의 집은 모두 10채. 크기와 모양이 똑같은 초소형 목조주택이다. 작은 집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모여 품앗이로 집을 짓고, 함께 산다.거실과 주방이 6평, 침실로 쓰는 다락이 2평이다. 하지만 뜻이 맞는 이웃과 함께 사니 별로 좁다는 생각이 들지도 않는다. 도시에서처럼 벌집 같은 집 한 칸에 갇힌 몸이 아니기 때문이다. 마을 이름에도 이런 철학
농경문화 예술제에서 ‘남성성을 살린 농기계 모터쇼’를 하겠다며 여성 레이싱 모델을 배치하려다 성차별 논란이 일자 모델을 부르지 않겠다고 했던 제천시가 발표를 뒤집었다. 모델 초청을 취소하면 팬들의 반발이 우려된다는 이유에서였다. 제천시는 모터쇼에 모델들을 참여시키는 대신 의림지를 배경으로 한 모델 촬영행사를 진행해 당장 논란거리는 피했다. 하지만 제천시는 여성단체가 제기한 비판에도 여전히 무엇이 문제인지 못 느낀다고 입장을 밝혔다. 또 섭외한 모델들에게 클럽 분위기에서 춤을 추는 행사에 관중과 어울리라고 하기도 해 모델의 직업과 역할을 존중하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산양1, 산양2, 산양3...’ 2018년 산양 28마리가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문화재청이 강원도 양양군에 있는 설악산 천연보호구역 일부 구간에 케이블카를 설치해도 된다고 허가하자, 이를 취소해 달라며 행정소송을 낸 것이다. 3.5km 길이 공사 예정구간에 산다는 멸종위기 1급 야생 산양들이었다. 20여 년 동안 산 밑에서 살며 산양을 돌봐온 주민이 후견인 자격으로 소장을 냈다. 멸종위기종을 연구하는 생태학자 김산하 박사도 산양들과 함께 원고로 참여했다. 서울행정법원은 소송을 각하했다. 소송을 제기할 자격인 ‘원고적격’이
(영상 넣는 자리)청년의 ‘당선율’이 평균을 넘어섰다. 1995년 첫 지방선거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제8회 지방선거에서 2~30대 후보의 당선율은 58.3%. 전체 세대 평균 56.2%보다 높았다. 특히 30대 당선율이 61.7%로 청년 세대 평균을 끌어올렸다. 청년 10명이 출마해 6명이 당선했다는 얘기다.청년의 지방선거 당선율은 지금껏 30%대를 넘지 못했다. 2006년 4회 지방선거 때는 22%까지 내려가기도 했다. 그만큼 유권자가 청년 정치인을 선호하지 않았다는 뜻이다. 하지만 시민들의 선택이 달라지고 있다. 이번 6.1
지난 6.1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김창규 충북 제천시장 후보 당선은 이변이었다. 김 당선인은 상대 후보와 15%포인트나 차이가 난 사전 여론조사 예측을 뛰어넘었다. 당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조사됐던 현직 이상천 시장을 2천여 표, 4%포인트 차이로 눌렀다. 선거 열기가 다소 가라앉은 7일 <단비뉴스>는 김 당선인을 만나 선거를 치른 소감과 앞으로의 시정 운영 계획을 들어봤다.김 당선인은 먼저 선거 결과에 대해 ‘무너진 제천 경제를 살리겠다’는 호소가 지지를 받았다는 해석을 내놨다. 지방선거가 대선 연장전처럼 진행되면서 전국적으로 여당
세 명의 후보가 출마했던 충북 제천시장 선거는 4.2% 포인트 차이로 승부가 갈렸다. 국민의힘 김창규 후보는 50.8%의 득표율로 46.6%에 그친 더불어민주당 이상천 후보에 앞섰다. 득표 수로는 김창규 당선인 3만 1200여 표, 현직 시장인 이상천 후보 2만8600여 표였다. 무소속 김달성 후보는 1500여 표를 받아 2.6%의 득표율에 그쳤다.여론조사 뒤집은 이변…김 당선인 측 “당선될 줄 알았다”사전투표 일주일 전인 지난달 20일부터 사흘 동안 KBS청주방송총국이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는 선거 결과와 많이 달랐다. ‘어느 후보
F-6 비자 제도는 아무런 갈등 없이 결혼생활을 유지하거나(F-6-1) 심각한 폭행 등 한국인 배우자의 거의 전적인 잘못으로 이혼할 때만(F-6-3) 결혼이주여성에게 체류를 보장한다. 중간지대가 거의 없다. 양육할 자녀가 있다면 배우자가 잘못한 정도와 상관없이 이혼 뒤 비자를 받을 수 있지만 자녀가 성인이 될 때까지 머물 수 있는 시한부 체류자격이다(F-6-2). 결국 이주여성은 웬만한 억압이 아니면 갈등이 있어도 일방적으로 참을 수밖에 없다. 체류자격 유지가 남편에게 매여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취재팀은 결혼이주자의 체류 안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본투표가 불과 5일 앞으로 다가왔다. 사전 투표는 이미 시작됐다. 충청북도 제천시장에는 더불어민주당 이상천 후보와 국민의힘 김창규 후보, 무소속 김달성 후보가 출마했다. 이상천 후보는 현직 제천시장이다. 민선 7기 제천시정 기조인 ‘체류형 관광도시’를 완성하겠다며 재선에 도전했다. 김창규 후보는 ‘외국기업 특화도시’를 만들겠다며 선거에 나섰다. 외교관 출신으로 중동 국가인 아제르바이잔 대사를 지내는 등 미국과 러시아를 비롯한 9개 국가에서 근무했다. 김달성 후보는 제천교육희망네트워크 사무국장을 지내는 등 주로
선거 후보는 상대 정당과 경쟁하기 전에 같은 당 안에서 경쟁부터 치러야 한다. 여러 예비후보 가운데 정식 후보가 되기 위해서는 정당의 선택을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이를 공천이라 한다. 공천을 받지 못하면 다음 선거를 기약하거나 아예 당은 탈퇴해 무소속 후보로 나서야 한다.공천에 탈락한 청년들은 왜 떨어졌는지 모르겠다며 억울하다고 호소한다. 원내 거대 양당인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청년 공천율은 10% 안팎이다. 민주당은 청년 30% 공천이 규정이지만 이를 위반하는 지역 시도당을 제재할 근거는 없다. 국민의힘은 아예 할당제가 없다.
6.3%. 2018년 치러진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로 당선된 지방의회 의원 가운데 청년 정치인의 비율이다. 40살을 넘지 않은, 20대와 30대 기준이다. 이들의 인구 비율인 26.2%에 한참 못 미친다. 20대 의원만 따지면 더 심각하다. 전국 17개 시도의회 가운데 서울과 대전, 울산, 경남 4곳에만 20대 정치인 한 명 혹은 두 명이 진입할 뿐이었다.세상은 점점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가치가 다원화되고, 기술이 발전하고, 경제적 이해관계는 복잡해진다. 취약계층은 다양해지고, 특히 사회주도층이던 청년이 ‘삼포세대’가 돼 갈수록
품격 있는 천재 피아니스트 돈 셜리 박사. 두 달 동안 미국 남부 도시들을 돌며 공연하던 그는 마지막 연주회를 앞두고 자신을 초청한 호텔의 레스토랑에 들어가려다 입장을 저지당한다. 공연장에서 연주는 할 수 있지만 백인 전용 식당에서 밥을 먹을 수는 없다는 것. 주인공이 모욕을 당한 이유는 단 하나, 흑인이기 때문이었다. 1960년대를 배경으로 한 영화 <그린북>의 상징적 장면이다.영화의 소재가 된 ‘그린북’은 당시 미국 전역에서 흑인 여행자가 갈 수 있는 숙소와 식당을 정리한 안내서다. 일종의 ‘흑인 생존 가이드북’이었던 셈이다.
‘연다’ ‘연주’ ‘망우초’ ‘상사초’. 모두 연초, 즉 담배를 이르는 말이다. 임진왜란 뒤 우리나라에 들어온 담배는 곧장 대중적인 기호품으로 자리 잡았다. 조선 후기에는 어린아이와 어른, 신분 귀천과 성별을 가리지 않고 담배를 즐겼다. 손님이 오면 집주인은 차나 술 대신 담배를 대접할 정도여서 ‘연기로 마시는 차와 술’이라는 뜻으로 연다나 연주라고 이름 붙었다. 시름을 잊게 해줘 망우초, 중독성 있는 맛을 잊지 못하니 상사초라 불리기도 했다.민중에 널리 퍼진 담배는 일제강점기가 되면서 곧장 수탈 도구가 됐다. 일본은 담배 전매제를
퓰리처상은 탐사보도와 지역 보도, 사진 보도 등 저널리즘 15개 분야에 수여된다. 이 가운데 ‘해설 보도’(explanatory report)는 일반시민이 사회 의제를 깊이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장르다. 표면적으로 드러난 사실관계 사이에서 몇 가지 시사점을 도출하는 ‘해석 저널리즘’(interpretive journalism)과는 구분된다. 해석 저널리즘은 몇몇 사실의 관계로부터 의미를 추론하는 것에 비해, 해설 보도는 오직 방대한 사실을 다루는 것에 주력하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해설 보도는 복잡한 현안을 명쾌하게 정리해 주고
“공부는 한 명이 하고, 연애는 두 명이 하지만, 재미있는 경험은 세 명(세명대)이 합니다.”좌중에서 웃음이 터져 나왔다. 2일 오후 충북 제천시 세명대학교 컨퍼런스홀. 세명대 제10대 총장 권동현 박사가 무대에 올랐다. 프레젠테이션 리모컨을 손에 쥔 채 곧바로 새 슬로건 ‘재미있는 경험-세명대학교’를 발표했다. 지난달 21일 이사회에서 총장으로 선임된 권동현 총장의 취임식이다. 학생이 머무는 재밌는 학교올해 43살로 세명대 설립자인 고 권영우 전 총장의 아들인 권동현 총장은 취임식에서 젊은 감각을 보여줬다. 임명장 수여와 교기 이
다음 달 9일 치러질 제20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후보들은 주요 국정에 관한 정책 공약 외에도 지역 표심을 모으려 지역별 공약을 따로 발표하고 있다. 하지만 주요 정당 후보들이 내놓은 지역 공약은 철도 건설 같은 대형 사회간접자본, 즉 SOC 사업에 치중된 데다 구체적인 내용도 비슷했다. 지방자치단체가 자기들이 원하는 개발 공약들을 각 정당에 건의하면, 각 후보 캠프들이 정밀한 검토 없이 그럴듯한 것들을 진짜 공약으로 채택해버리는 관행 때문이다.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약속이라도 한 듯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