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치된 쓰레기장에서 시작한 도시 농장, 어반팜 태국 제2의 도시인 치앙마이 구시가지 동남쪽에는 작은 강이 흐른다. 치앙마이 사람들은 그곳을 ‘크렁 매카’(Khlong Mae kha)라고 부른다. 매카 운하라는 뜻이다. 도시 안에 흐르는 11km의 매카 운하 주변에는 치앙마이에서 가장 큰 빈민촌이 형성돼 있다. 주변의 불법 건축물에는 약 2500가구가 산다.원래 매카 운하는 사람들에게 삶의 터전을 제공한 유용한 수자원이었으나, 1950년대 이후 치앙마이가 급격한 도시화를 겪으며 각종 폐수와 생활하수로 인해 오염되었다. 오염과 악취를
지난 1편에서는 2000년대부터 쇠락하기 시작한 막걸리 양조장의 현재를 살펴봤다. 1975년 전국 읍과 면마다 하나씩 있고도 남을 만큼 많았던 ‘풀뿌리 막걸리 양조장’은 2000년대 초반을 기점으로 85% 이상 사라졌다. 지역 소멸과 수도권 대형 막걸리 공세가 맞물리면서 남은 15% 양조장 주인들은 시장에서 완전히 밀려났다.전국 단위로 납품하는 몇 군데를 빼면 사정은 엇비슷하다. 막걸리 시장 전체가 기울면서 영업
전편: [풀뿌리 막걸리 소멸 보고서] 프롤로그 – 양조장 사장의 소망 수도권 도시철도 1호선 끝자락에 위치한 충남 아산 시내에서 30분 정도 차를 달리면 둔포면이 나온다. 도로 주변은 온통 논이다. 둔포면 전체 41제곱킬로미터(㎢)의 절반 이상 지역에서 벼를 기른다. 논으로 둘러싸인 둔포면 구도심의 북쪽에 둔포면사무소가 있다. 양옆으로 보건지소와 파출소를 끼고 있는 면사무소에서 100여 미터(m) 떨어진 곳에 건물 한 채가 있다. 제법 큰 270여 평 규모지만, 벽과 지붕의 페인트는 군데군데 벗겨져 있다. 문은 다 부서졌고, 어딘가
세명대 저널리즘대학원(이하 세저리)이 2023년 3월 입학할 16기 신입생을 모집한다. 원서 접수 기간은 12월 26일부터 1월 6일 오후 5시까지. 세저리는 2008년 개교 이래 ‘정의롭고 실력 있는 기자와 PD’를 키우는 한국 최고의 저널리즘 교육 기관이자 언론인 공동체로 자리 잡았다. 신입생 모집을 앞둔 지난 9일, 세저리 교수와 학생이 세명대 문화관 4층 단비 서재에 모여 앉았다. <한겨레21> 편집장 출신인 안수찬 교수는 지난해 봄 이 학교에 부임해 네 학기째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안 교수와 마주 앉은 학생 네 명 가운데
전편: [세계 행정부 다양성 리포트]① 청년 장관 많은 나라에 여성 장관도 많다② 여성과 청년이 국가 중대사를 책임지는 나라들세계 행정부 다양성 리포트 1편에서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 회원국의 행정수반 및 내각 구성원의 성 다양성과 나이 다양성을 살펴봤다. 38개국 내각의 여성 비율은 평균 35.6%였고, 39세 이하 청년 비율 평균은 10.3%였다. 한국은 평균보다 7.1년 더 늙은 ‘할아버지 내각’이었고, 여성 비율은 15.0%로 세계 평균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2편에서는 38개 회원국 주요 부처를 자세히 들여다봤다
나는 많이 묻는 아이였다. 선생님이 풀뿌리 민주주의를 설명하면, 지역 구의원이 쓸모없다던 택시 기사 아저씨의 말이 떠올랐다. 왜 그런 것이냐고 질문하면 선생님들은 비슷하게 반응했다. 첫 질문에는 잘 대답해 줬고, 두 번째 질문에는 당황하며 대답했고, 세 번째부터는 수업 진도 나가야 하니 나중에 이야기하자고 했다.사람들은 내게 유학 가면 잘 맞을 거라 했다.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질문 많이 하고 자기 의견을 적극적으로 말하면 좋은 평가를 받는다고 했다. 여기서는 아니라는 뜻이었다. 좀 더 나이를 먹자 대학 공부가 내게 잘 맞을 거라 했
[앵커]겨울을 앞두고 김치를 함께 담고 나눠 먹는 김장 문화가 유네스코 문화유산이 됐습니다.몇몇 지역에선 여럿이 모여 김장을 하는 축제를 열기도 했는데 코로나19에 막혔던 김장 축제들이 다시 문을 열었습니다.박동주 기자가 다녀왔습니다.[기자]가족끼리, 이웃끼리 김장을 할 수 있는 체험 행사장에 사람들이 김장통을 들고 줄을 섭니다.지역 자원봉사자들이 나눠주는 배추, 무, 양념을 받아가는 식이라 편리하게 다같이 모여 김장을 할 수 있습니다.[참가자 / 경기도 이천]“일단 편하고. 기본양념 돼 있고 우리 입맛에 맞게 더 추가하거나 뺄 것
2000년대 초반까지 전국 1400여 곳의 읍·면사무소 소재지 대부분에 막걸리 양조장이 있었다. 읍·면의 생산자가 만들어 읍·면의 소비자들이 마셨던 이 막걸리는 글자 그대로 ‘풀뿌리 막걸리’였다. 이른바 ‘프리미엄 막걸리’가 젊은 세대 또는 도시인을 중심으로 유행하고 있는 요즘, 정작 풀뿌리 막걸리는 시장에서 밀려나고 있다. 막걸리 시장이 요동치는 동안, 지역의 풀뿌리 막걸리 양조장이 얼마나 많이 사라졌는지, 운영 중인 곳은 어디인지, 이들이 어떤 문제를 겪고 있는지 알려주는 자료는 전혀 없다. 정부나 지자체 차원의 공식 조사가 한 번도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국 행정부 수반 및 장관의 평균 연령은 경제협력개발기구(이하 OECD) 평균보다 7.1세 더 많다. 여성 장관의 비율은 OECD 평균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한국은 주요 부처에 ‘늙은 남성’을 주로 임명했고, 여성과 청년이 주로 이끄는 미래 지향적 부처는 만들지 않았다.<단비뉴스>는 OECD 38개국 회원국 가운데 36개국 이상이 공통적으로 설치한 7개 부처(재무부, 외교부, 법무부, 국방부, 노동부, 교통부, 보건부) 장관의 연령과 성별을 조사했다. 국가마다 명칭의 차이가 있어 공식 영문명을 기준으로 삼아 유사한 기능의 부처를
지난해 취임한 올라프 숄츠(Olaf Scholz) 독일 총리는 국방장관과 외무장관, 내무장관을 모두 여성으로 임명했다. 조 바이든(Joe Biden) 미국 대통령도 2020년 취임 당시 여성 재무장관과 30대 교통장관을 지명했다. 반면 한국의 윤석열 대통령은 60대 남성 위주의 내각을 구성했다. 내각 구성원은 국민을 대표한다. 내각 다양성이 높아지면 더 많은 사람을 대표할 수 있다. 세계 각 나라의 내각은 얼마나 다양한 성별과 연령을 반영하고 있을까? 그 나라들과 비교해 한국 행정부의 다양성은 어느 정도일까?이 질문의 답을
탁월한 스토리텔러들/이샘물, 박재영/이담북스/25,000원한국 기자들은 ‘하루살이 생태계’에서 일한다. 공공기관, 국회의원, 시민단체가 자료를 발표하면 기자들은 쏟아지는 정보를 정리하여 기사로 옮긴다. 이 기사는 발표 당일을 넘기지 않고 세상에 나온다. 같은 자료를 보고 제한된 시간 안에 쓰는 ‘하루살이’ 기사는 누가 쓰든 차별점이 거의 없다.한국에서 신문 기자로 일하고 미국에서 현지 언론계를 연구한 두 저자는 이 관행에 질문을 던진다. 천편일률인 정보 정리 형식의 기사 말고, 다르게 쓸 수는 없을까? 언론계의 표준이라고 할 수 있
2012년 5월 1일 창간한 <뉴스민>이 10주년을 맞았다. <뉴스민>은 대구·경북의 뉴스를 다루는 지역 언론이자, 정치와 자본으로부터 자유로운 독립 언론을 표방하는 인터넷 매체다. 창간 주역은 대학을 갓 졸업한 청년들이었다. 창간 당시 천용길 대표와 이상원 편집장은 27살, 25살이었다. 처음에는 지역 문제 가운데 노동 문제에 집중했다. 창간 이후 6개월 동안 <뉴스민> 기자들은 노동 집회 현장을 주로 취재했다. 그런데 들여다볼수록 노동 문제를 둘러싼 여러 측면이 보였다. 지역 노동 문제는 지역 경제와 직결돼 있었다. 일자리 부족이 심각한 지역 특성
탐사보도는 이면의 사실을 드러낸다. 이를 위해 실증적인 자료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취재를 벌인다. 탐사보도의 이론적 기초를 마련한 기자이자 정밀 저널리즘을 주창한 언론학자인 필립 마이어(Philip Meyer)는 1976년 미국 디트로이트 폭동의 원인을 분석한 기사로 유명하다. 폭동 이후 많은 언론은 교육 수준이 낮은 남부 출신들이 폭동을 일으켰다고 단정하는 보도를 내놨다. 마이어는 그 판단에 근거가 있는지 의구심을 품었다. 폭동 지역 흑인 거주자 437명을 무작위 표집 방식으로 추출했다. 교육 수준과 폭동 참여 여부, 출신지 등 조
안전상비의약품 매출은 지난 2020년 456억 원을 넘었다. 안전상비의약품은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13종의 의약품이다. 해열진통제, 감기약, 소화제, 파스 등 비상약 위주다. 안전성이 인정돼 약사의 복약 지도 없이 살 수 있도록 허용되면서 편의점 효자 상품이 됐다. 1인 가구가 늘고, 특히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며 상비약 수요가 늘었다. 이런 약은 편의점에서 누구나 간편하게 살 수 있다. 하지만 편의점에도 ‘급’이 있다. 안전상비의약품을 판매하려면 반드시 24시간 운영하는 점포여야 한다.편의점에서 약을 판매할 수 있게 된 건 2012년
지방자치단체는 근 10년 동안 청년 정책을 도맡았다. 2015년 서울을 시작으로 2018년 모든 광역지자체가 청년 기본조례를 제정했다. 2019년에는 17개 광역시도와 20개 기초자치단체가 함께 지방정부-청년 공동 실천 선언문을 발표했다. 지자체들은 정부와 국회에 청년기본법 제정과 중앙정부-지방정부-청년의 협치를 촉구했다.2020년 초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청년에 대한 책무를 정하는” 청년 기본법이 제정됐다. 지자체는 정부와 함께 공식적으로 청년 정책의 주체가 됐다. 2021년부터는 중앙정부와 공동으로 청년 정책을 마련할 수 있게